한일 성공회 선교 협력 40주년 기념 대회: 평화와 연대를 향한 새로운 도약
대한성공회와 일본성공회는 40년간의 우정과 협력을 기념하며 제주도에서 열린 40주년 기념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번 대회는 두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며 평화와 정의를 위한 길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이번 대회의 주제 발제는 대한성공회 박태식 신부의 ‘평등과 화해의 공동체’로, 한일 교류가 낮은 사람, 아파하는 곳을 향한 연대에 근거해야 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박태식 신부의 강연, 평등과 화해의 공동체,는 예수님의 공동체가 어떻게 낮은 사람들과 소외된 이들을 포용하는 평등의 가치를 실현했는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그는 예수님이 죄인과 병자, 이방인 등 사회에서 멀리했던 사람들과 식탁을 나누고 그들의 고통을 이해하며 다가갔던 모습을 통해, 예수님의 공동체는 철저히 낮은 곳을 향해 열려 있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예수님은 단순히 종교적 교리를 넘어서 실천적이고 포용적인 공동체를 이루어가셨습니다.
박 신부는 오늘날 한일 관계에서도 이러한 예수님의 공동체적 가르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역사적 아픔과 갈등 속에서도 화해와 연대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아픔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임을 지적하며, 이는 한일 성공회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연대의 정신은 양국의 깊은 아픔을 진지하게 마주하는 데에서 시작되며, 이는 일제강점기의 역사적 상처와 재일 한국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1984년에 열린 한일 성공회 첫 선교세미나에서는 일본성공회가 식민지 지배에 대한 공식적인 참회와 사죄를 표명하며, 재일 한국인의 인권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선교 과제를 설정했습니다. 이 공동성명은 일본의 잘못된 과거를 인정하고, 고통 속에 있는 이들과의 연대를 모색하겠다는 결단이었습니다. 이번 40주년 대회는 이러한 선교세미나의 정신을 이어받아, 두 교회가 새로운 세대와 함께 평화와 화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공유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또한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도 예배는 역사적 고통을 기억하며 평화를 위한 다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박동신 의장주교는 “참된 우정만이 분열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며, 이번 대회가 한일 양국 교회가 예수님의 친구로서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했습니다.
이와 함께 양국 교회는 ‘한일 우정의 집’ 축복식을 통해 10년간 이어온 우정의 성과를 확인하고, 앞으로도 평화와 생명을 위한 공동의 실천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대한성공회와 일본성공회는 앞으로도 그리스도 안에서 평화, 정의, 생명을 위한 연대를 지속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선교 과제에 함께 대응할 것입니다.
박동신 대한성공회 의장주교의 한일 우정의집 축복식 인사말
“사회학자 사무엘 올리너는 부인 펄과 함께 나찌 독재 시대에 유대인을 구출한 수백 명의 증언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찾아 낸 공통된 특징은 단 하나였습니다.
그들 모두가 전쟁 전에 유대인 이웃이나 친구 혹은 직장 동료와 친하게 지낸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집단 간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접촉입니다. 가장 강력한 접촉의 형태는 진심 어린 우정이며, 우정에서 생성되는 관용은 전염되는 듯합니다. 그들이 목숨을 걸고 유대인들을 구해줄 수 있었던 것은 한때 혹은 여전히 깊은 마음을 나누는 유대인 친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인용-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이민아 역)
요한복음은 교회를 가리켜 예수님의 친구들이라고 합니다. 그리스도인, 크리스찬이란 다름 아닌 예수님의 친구들입니다. 대한성공회 5대 주교이며, 마지막 외국인 주교이며, 대전교구 초대주교이며, 한국의 산업선교와 빈민선교의 장을 여신 김요한(존 데일리) 주교님은 선교를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선교란 예수님을 위한 친구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한일성공회 교류 40주년을 기념하며, 한일우정의 집 축복식을 양국 교회가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가 우리가 예수님의 친구들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가 예수님 안에서 우정을 형성하는 관계이길 바랍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친구들이며, 그 친구의 친구들입니다.”
김호욱 대전교구장 주교의 폐회 예배 설교
Coram Deo!
“우리는 지난 며칠 간 한일성공회 교류 협력 40주년 기념 대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 – 하느님과 인간과 자연과의 화해라는 주제로 하느님을 예배하고 우정과 친교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일관계는 역사적인 아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말이 생겨난 것은 바로 이 역사적 아픔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성공회와 일본성공회는 그 역사적 아픔 속에서도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와 용서 나아가 사랑을 외치고 실천해 왔습니다.
의심할 여지없이 교회는 우리를 분노와 증오, 위선과 이기심으로 가득찬 이 세상의 어둠속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사랑 가운데로 인도해 주시는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의 기초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그리스도교는 화해의 종교입니다. 화해를 위한 그 어떠한 노력도 주저하거나 방해해서는 안됩니다.
오늘날 우리는 무신론과 우상숭배가 창궐하는 종말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시대를 분별하여 거기에 맞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무능력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진지성이 결여된 태도 때문입니다. 간디는 순결은 불길에 맞붙여졌을 때에만 진위가 판명난다고 했습니다. 세속주의의 물결이 흐르는 이 시대에 복음의 가치를 높이 들고 그 흐름을 거슬러 오르려는 자각과 용기, 그것이 바로 시대를 분별하는 삶의 첫 걸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일상적 삶은 하느님 앞에 서 있는 자세이어야 하며, 우리의 모든 생각과 말과 행동은 하느님의 사랑에 근거한 것이어야 합니다.
오늘도 이 예배 가운데 주님께서는 우리를 찾아 오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붙드셔서 우리로 하여금 그분의 나라에 속한 사람들이 하는 일을 기쁨으로 감당하라고 사명을 주십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사랑은 그리스도교의 근간입니다.
이 사랑하라는 계명에 인종, 민족, 국가, 문화, 언어, 성별, 부의 수준 등 그 어떤 것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세상 사람들이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라고 여겨지게 사랑하며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아울러 우리들의 이번 만남이 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사랑 안에서 우리의 친교와 경험과 희망과 믿음을 더욱 돈독하게 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이 자리를 빌어 여기에 계신 한일교회는 물론 세계성공회 지도자들님들께 한일 간의 화해와 평화는 물론 점점더 냉각되어 가고 있는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서도 기도해 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