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를 위한 기도 요청
성공회 알 알리 병원 희생자 추모
피해 상황
2023년 10월 17일에 성공회가 운영하는 팔레스타인 알 알리 병원에 대한 폭탄공격으로 200-3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이 병원을 공격하였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지하드 반군의 로켓 발사’로 인한 것이라고 하는 반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에 의한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환자들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병상이 부족하여 의사가 환자를 바닥에서 치료하고 있습니다(10월 18일 조선일보 기사 참고).
캔터베리 대주교의 호소
세계 성공회의 리더인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는 이 폭발 이후 예루살렘을 방문하였습니다(세계성공회 뉴스). 이번 방문은 저스틴 웰비 대주교가 2013년 취임 이후 세 번째 예루살렘 방문입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점령 지역에 대한 광범위한 방문의 일환으로 2013년에 처음 방문했고, 2017년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예루살렘 성공회 교구에는 28개의 서로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약 7000명의 성공회 신자들이 있습니다. 또한 병원, 학교, 진료소, 재활 센터, 게스트하우스, 양로원 등 30개 이상의 기관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호삼 나오움(Hosam Naoum) 대주교는 요르단,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 등 5개 국가 또는 영토에 흩어져 있는 이 모든 본당과 기관을 감독합니다.
이 짧은 방문(4일간)의 목적은 예루살렘 성공회의 대주교인 호삼 나오움Hosam Naoum에게 연대를 제공하기 위한 것입니다. 방문 기간 동안 대주교는 예루살렘의 기독교 지도자들을 만날 것입니다. 또한 일부 유대교 지도자들을 만나 ‘하마스에게 잡혀 있는 인질들의 석방’에 대하여 함께 호소하고 하마스 테러 공격의 이스라엘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기를 희망하였습니다.
대주교의 팔레스틴과 이스라엘 방문에 대하여 람베스 궁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지금은 우리 모두가 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연대와 관심을 보여야 할 중요한 시기입니다. 기독교 신앙의 중심에는 교회가 한 몸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몸의 한 부분이 고통을 받으면 우리 모두가 고통을 받습니다. 동료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듣고, 나누고, 지원하는 것이 우리 신앙의 핵심입니다. 우리는 성지에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고 있습니다.”
대주교는 하마스의 테러 공격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왔습니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 측에게도, 가자지구의 인명 손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민간인에게 도움을 주고 국제인도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성지의 교회와 전쟁에 휘말린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분쟁 지역의 사람들이 공존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하여 꿈꾸고 구상할 때’라는 대주교의 호소는, 지금도 계속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있는 팔레스틴을 위하여, 나아가 동북아를 포함한 모든 분쟁 가능 지역들을 위하여, 그리스도인들이 어떤 기도를 드리고 어떤 소망을 키워가야 하는지에 대하여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
그의 성명에 대하여 일부 현지 성공회 신자들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점령으로 성공회 신자들이 겪은) 범죄행위에 대하여 명백한 기록들이 있음에도, 이에 대하여 언급한 우리 교회의 단 하나의 성명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였지만(가디언지 10월 25일자 참조), 대주교의 성명에는 “인구가 밀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 작전으로 인해 발생한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와 고통”에 대한 슬픔과, 가자지구 사람들이 겪는 물, 식량, 의약품, 피난처 부족”에 대한 간절한 호소를 발견한 수 있습니다.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들과 유가족들, 현재에도 생존의 고통 속에 있는 분들을 위하여,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팔레스틴 지역의 평화를 위한 캔터베리 대주교의 최근 성명'(2023년 10월 18일)을 번역하여 올립니다.
캔터베리 대주교 성명 전문
저는 오늘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 있는 성공회 형제 자매들의 깊은 애도에 함께하려 합니다. 어제(17일) 알 알리 병원에 대한 잔혹한 공격이 있었습니다. 성공회가 운영하는 이 병원에 대한 이러한 공격은 금요일(13일) 저녁부터 이어졌습니다. 저는 예전에 그 병원을 전에 방문한 적이 있고, 그 곳의 직원들과 함께 기도에 참여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잔혹행위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 행위입니다. 병원들과 의사들과 환자들은 보호해야 한다는 인도주의 법을 어긴 것입니다. 그렇기에 모든 사실이 명확해지기 까지는 누구에게 책임을 씌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하마스가 사악하고 극악한 테러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은 하느님과 인류에 대한 범죄였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을 방어하고, 안보를 확립하기 위해 그에 상응하는 차별화된 대응을 추구할 정당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쟁의 규칙은 민간인과 모든 인간 생명의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갈등의 혼란 속에서도 평화는 가능한 한 최고 수준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폭력의 순환은 다음 세대에 걸쳐 계속될 것입니다.
인구가 밀집된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 작전은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와 고통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은 물, 식량, 의약품, 피난처가 부족합니다. 이 지역에 있거나 세계에 흩어져 있는 그들의 가족들은 계속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이 아닌, 어린이와 성인에게 구호품 전달을 막는 것은 비양심적입니다. 병원, 학교, 난민캠프가 공격당하는 것은 합리화 될 수 없습니다. 하마스가 인질을 억류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야 분노합니다. 모든 곳에서 무고한 사람들의 유혈, 학살, 고통을 멈춰야 합니다.
근본적인 질문은 이것입니다. 이스라엘 국가와 이웃 팔레스타인 국가가 모두 안전하기 위하여, 어떤 종류의 사회를 구상할 수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그 길은 분명하지 않지만 우리는 상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다시 그 상상을 계속 시작하여야 합니다.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이러한 폭력이 성지의 사람들에게 마땅한 미래를 보장하지 못하리라는 것입니다.
인질의 석방과 민간인의 보호를 다시 한번 호소합니다. 추가 인명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가자 지구에 즉각적이고 안전한 인도주의적 접근을 허용할 것을 요구한다면 어느 정당이든 가릴 것 없이 저는 그 국제적인 호소에 동참할 것입니다. 성지 교회와 연대하여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 다시 한번 기도드립니다. 저는 여전히 애도하고 두려워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함께 애통해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는 다른 길을 촉구합니다. 그것은 바로, 무고한 생명을 구하고 모두를 위한 정의, 안전, 지속적인 평화를 추구하는 길입니다.
2023년 10월 18일
캔터베리 대주교 저스틴 웰비
(표지 그림은 예루살렘의 거리를 상상한 것으로 특정 기사와 관계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