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독교 회의(CCA) 인도 코타얌에서 개최

CCA 제15차 총회가 9월 28일부터 10월 3일까지 코타얌에서 “하느님, 당신의 영으로 우리를 새롭게 하시고 창조를 회복시키소서”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다. 하위 주제는 1) 하느님 뜻을 확인함(로마서 15:5-6, 시 143:10), 2) 조화 가운데 살아감(이사야 65:25), 3) 삶의 온전함을 회복하기 완전한 생명을 얻기(요한복음 10:10)이다. 세 곳으로 나뉘어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펼칠 소그룹에는 아시아 에큐메니컬 여성 총회(AEWA), 아시아 에큐메니칼 청년 총회(AEYA),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을 향한 에큐메니칼 디아코니아’에 관한 남아시아 소지역 협의, 아시아 에큐메니칼 이주자 옹호 네트워크, 아시아 에큐메니컬 신학원 등이 있다.

인도 케랄라 주에 위치한 코타얌(Kottayam)은 2000년 이상의 오랜 기독교 전통을 지니고 있으며, 주후 52년 경에 성 토마스의 전도에서 기원했다고 알려져 있다. 코타얌은 강과 논과 언덕의 고무와 향신료 산지들, 오래된 교회들과 사원들과 모스크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풍경을 자아낸다.

2023년 9월 29일 15차 CCA 총회 참가자들이 그룹별로 모여 CCA의 지난 역사에 대하여 함께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출처: cca.org.hk)

1957년에 설립되어 지나온 50여년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CCA 총무인 마태 조오지 추나카라는 CCA의 역할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하였다. “CCA는 방대한 교회적 배경과 다른 전통들로부터 온 이들의 플렛폼으로서, 서로 교류할 수 있게 하였다. CCA는 지역들의 상이한 맥락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기독교 신앙에 근거하여 현안의 사회정치적 이슈들을 다루었고, 에큐메니즘을 증진하였다.”

CCA 총무인 마태는 CCA의 역사를 돌아보는 이 글에서, 1957년 인도네시아 프라팟에서 열린 CCA 첫 회의에 당시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대통령이 보냈던 축사 인용한 것은 인상적이었다. 수카르노는 1957년의 프라팟 CCA 회의를 1955년 인도네시아 반둥에서 열린 아프리카-아시아 대회와 연결선 상에서 이해하고 있었다. 반둥회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29개국은 현대의 긴장과 갈등 속에서 세계 평화와 협력을 위한 공동의 책임과 의무에 대해 숙고했는데, 1957년 프라팟에서 열린 ‘동아시아 기독교 회의’ECCA는 전 세계의 현대 선교 상황에서 아시아 교회의 역할과 소명을 검토하려는 시도에서 어떤 면에서는 반둥 회의와 비교되곤 하였다. 수카르노는 인도네시아 슬로건 “고통로용”(공동의 과제, the common task)를 강조했는데, 프라팟 참가자들의 공동과제는 “전도-복음화”였다.

마태는 “동아시아 교회의 공동 복음전도 과제”라는 개념에 동의하면서도 두 가지의 주석을 덧붙혔다. 첫째, 프라팟 회의가 ‘갑자기 모여서 공동 과제가 무엇인지 결정하려 한 것이 아니라, 이미 교회로서 부여받은 임무(복음화)의 의미를 탐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회의는 아시아 만의 독특한 무언가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세계 그리스도인으로서 자연스럽게 모였다는 것이다. 둘째, 1955년의 반둥 회의와 1957년 CCA 프라팟 회의가 인접해 있기는 하지만, CCA의 주요한 방향성은 이 때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1938년 탐바람Tambaram 선교 회의와 1949년 방콕 회의 등에서 방향성과 구체적 사고와 행동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렇게 그는 CCA가 에큐메니컬 운동 내에서 아시아 블록이나 교회 버전의 반둥 회의를 여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명확히 하였다.

NCC나 WCC가 교회 협의회(Council)로서 각 지역 교회(교단)의 대표성을 지니는 공식적인 회의라고 한다면 CCA는 ‘그리스도인 대회’Christian Conference로서 각 참가자들의 개별성과 회의의 개방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여러 교단에서 50여명이 이번 회의에 참여하였는데, 이 회의에서 이들이 ‘창조의 갱신과 회복’이라는 주제로 어떠한 ‘공동의 과제’를 나누고 체험하였는지 소식을 기다려 본다. 공동의 무언가를 논한다는 것이 막연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문화 속에서 ‘아시아 그리스도인 공동의 무언가’를 형성하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참가자들이 함께 예배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속에서 무언가 새로운 선교적 영감과 활력을 얻어 오리라고 기대해 본다.

댓글 남기기